많은 브랜드가 글로벌하게 단일한 이미지를 지향하면서 중앙(주로 뉴욕이나 런던)에서 개발한 크리에이티브 아이디어가 각 대륙 또는 국가로 '수출'되는 사례는 점점 증가한다. 하지만 인종적, 문화적 차이로 인해 adaptation 또는 localization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단순히 더빙과 자막을 입히는 정도에서부터 현지 모델로 재촬영하는 것까지 그 수위는 다양하다. 선언적으로라도 독창성에 목숨을 거는 광고쟁이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캠페인을 아답테이션하는거야"라는 광고주의 전화가 설마 즐겁겠는가? 하지만 접근하는 방법에 따라서 크리에이티브한 캠페인의 재발견도 불가능하지 않다.
Puma Lifestyle의 Autumn & Winter 2009 캠페인을 처음 입안한 대행사는 뉴욕의 Droga 5였다. (
http://pyrechim.egloos.com/2405858 에 이미 한번 소개했으니 다시 읽어보시길) 캠페인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소비자들은 퓨마에 얼마나 멋진 제품들이 많은지 몰라. 한번만 매장을 방문해 보면 태도가 달라질텐데." Employee Only 캠페인은 실제 퓨마 리테일 스토어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전면에 내세워 그들만의 독특하고 자유스러운 표현 방식을 담아냈다.
재창조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가져갈것인가다. Ogilvy Asia Pacific이 처음 브리프를 받았을때 모델은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대만 TV 탤런트 Eddie Peng과 여명의 여친으로 더 유명한 홍콩 모델 Galie Lok. 빅모델이라는 족쇄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광고주의 브리프는 Drive consumers to the Puma retail stores였다. 모델과 스토어 사이에 어떤 링크를 만들어 줄 것인가가 관건이었는데,플래카드 아이디어를 조금 비틀어서 '쇼핑백'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디이어가 나왔다. 마치 빅모델들이 퓨마 매장에서 잔뜩 쇼핑을 하고 나온 느낌을 내고 싶었다.
이 캠페인은 중국, 대만,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폴, 한국 등 총 여섯개 나라에 집행될 예정이었다. 다언어 마켓에서 카피에 의존한 크리에이티브는 쥐약이다. 그래서 wording이 아니라 비언어적 수단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쇼핑백에 뭐든지 그려넣으면 상상이 현실이 된다라는 정말 간단한 크리에티브 테마가 나왔다.
우리 CD가 카피 출신이라 썸네일을 발로 그린다. 그래도 나름 멋이 있어서 광고주 프레젠테이션 때 그대로 썼다.
PPM용으로 다시 그렸다.
실제 촬영된 이미지이다. 안타깝게도 쇼핑백 아이디어를 죽이고 플래카드로 돌아가야 했다. 퓨마 비쥬얼 시스템에서 쇼핑백은 반드시 붉은색이어야 했기 때문이다. 글로벌과 한참을 싸우다가 결국 우리가 포기해 버렸다.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
메이킹 비디오. 촬영은 올여름 서울에서 6일간 했다. 작년 이후 환율덕을 보기 위해 한국 촬영이 많다. 더욱이 스타일링 분야에서 한국은 현재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패션 촬영은 모델은 옷걸이고, 포토는 찍새이며 결국 스타일리스트가 어떤 이미지를 그리느냐에서 결판이 난다. 일반 광고 촬영처럼 스타일리스트를 경시했다간 큰 코 다친다. (영상에서 보드에 그림 그리는 애가 나의 creative director인 Jason이다.)
최종으로 70개나 되는 레이아웃을 만들었는데, 리터칭은 무려 로스앤젤레스에서 했다. 독일 광고주가 홍콩 대행사를 써서 대만 모델을 데리고 한국에서 찍고 미국에서 후반 작업을 한 셈이다.
퓨마 마케팅 본사는 독일이 아니라 미국 보스턴에 있다. 글로벌에서 북미 캠페인 보다 아시아 캠페인이 더 좋다고 손을 들어줬다. 청출어람인셈이다. 참고로 한국 캠페인은 같은 컨셉으로 일반 모델을 이용해 촬영했다. 매장을 지나가다 보신 분들 있으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