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2017년 영국 크리스마스 광고전 총정리 남자2


영국의 크리스마스 시즌은 대중 백화점 John Lewis의 성탄절 광고와 함께 시작된다. 원래 존 루이스는 좋은 품질과 서비스를 내세우며 광고를 하지 않는 브랜드였다. 그러나 10여년전부터 "마음을 녹이는 (heart melting)" 스토리텔링 크리스마스 광고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의 광고는 여기서 확인) 여기에 뒤질세라 경쟁 백화점들도 비슷한 스타일의 광고들을 쏟아냈고, 크리스마스 기프트 시장에 뛰어드는 영국의 유명 브랜드들은 거의다 크리스마스 특별 광고를 만들기 시작했다. 11월 초중순에 온에어를 하는데, 헐리웃 블록버스터들이 개봉날짜를 두고 눈치작전을 하듯이 존 루이스 광고 온에어 날짜를 피하기 위해 애를 쓴다. 존 루이스의 새로운 크리스마스 광고는 BBC 아침방송에 나올만큼 일반 소비자들도 관심이 크다. 

올해 존 루이스 광고는 솔직히 그저 그렇다. 이것 하나만 보면 나쁘지 않지만 몇년전에 성공했던 공식을 재탕한게 분명하다. 매번 홈런을 쳐야한다는 압박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Adam & Eve DDB가 만들었는데 6개월전에 회사 모든 제작팀에게 OT를 하고 일주일마다 리뷰를 했다고 한다. 사실 올해 대부분의 크리스마스 광고가 크리에이티브적으로 인상적이지 못하다. 나는 이것이 부담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이 느껴지는 광고들이 너무 많다. 좋은 크리스마스 광고는 친근함과 낯설음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명절의 기쁨이 있으면서도 남들과 차별이 되야 하기 때문이다. 성공에 대한 압박이 전혀 낯설음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낯선 크리스마스 광고를 양산했다. 

또하나 지적해야 하는 것은 diversity에 대한 강박이다. 얼마나 많은 광고들에 mixed family가 등장하는지 모르겠다. 백인 커플, 백인 가족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다양성이 적은 것보다 많은 것이 낫지만 괴리감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많을 것 같다. 런던 이외의 지역에 가보면 아직 영국은 대단히 백인의 나라다. 광고는 소비자의 거울에 멈춰선 안 되지만 딱 반발자국만 더 나가야 한다. 

올해는 크리스마스 광고가 너무 많아서 다 소개하긴 무리다. 그래서 내 맘에 든 것 몇편만 골랐다. 대신 카테고리별로 나눠봤으니 어떤 식의 패턴이 있나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백화점>

영국의 4대 백화점은 John Lewis, Debenhams, Marks & Spencer, House of Fraser다. Harrods, Selfridges 같은 고급 백화점은 당연히 TV 광고 같은거 하지 않는다. 전략은 가족 고객과 여성 고객(패션) 둘중의 하나다.














<슈퍼마켓>

올해 크리스마스 광고 중에 언론이 제일 좋아한건 Waitrose다. 낯선 사람들이 눈보라에 갇혔는데 함께 음식을 나누고 가족이 되었다는 서사는 대단히 영국적이라서 우리가 보기엔 좀 밋밋할 수있다. 중간에 컬러로 바뀔줄 알았는데 끝까지 흑백으로 밀고 같다. Asda 같은 광고는 크리스마스다워서 좋지만 윌리웡카의 변주에 지나지 않는다. Tesco는 시장점유율 1위의 국민슈퍼로서 다양한 계층에게 크리스마스의 의미를 묻고 있지만 대답을 하다만듯한 느낌이다.









<다른 리테일러들>

우리팀이 만들었으니 객관성이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이번 광고전에서 내 마음속의 1위는 Boots다. 서구의 드럭스토어는 약국+화장품 가게다. Boots는 영국 국민의 90%가 가까운 부츠 매장까지 걸어서 10분 거리에 산다는 통계가 있을만큼 국민 브랜드다. 감동은 절제할때 가장 감동적이란 교훈을 되새기게 하는 필름이다.  

















남자 1 & 2 부산국제광고제 강연 PDF

ADSTAR_2017_Pyrechim.pdf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글로벌도 야근해요? 남자2


지난 11년간 가장 많이 들은 질문 - 글로벌도 야근해요?. 이 질문 하나에 많은 것이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야근으로 대표되는 한국 광고업계의 불합리, 비효율, 맨땅의 헤딩에 대한 대안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긴 질문인거죠.

오길비 런던 사무실을 보면 9시반쯤 출근해서 6시면 퇴근하죠. 경쟁PT나 긴급한 상황이 아니면 주말근무는 드뭅니다. 아프면 회사 나오는게 민폐라고 집에 있으라고 하죠. Working From Home - 집에 수리하러 누가 오거나 배달온다고 가택근무도 해요. 육아에 바쁜 젊은 엄마들은 주3일짜리 계약도 흔합니다.

질문을 바꿔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글로벌은 야근을 안하지?


1. 업무의 집중도

먼저 근무시간의 집중도가 달라요. 잡담을 하거나 사적인 일에 시간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담배를 피우거나 커피를 마시러 나가거나 하는 일도 거의 없습니다. 점심을 밖에서 함께 먹는건 손으로 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서 혼자 먹어요. 그래서 6시경이 되면 파김치가 됩니다, 더이상 일을 할 수없어서 집에 갑니다.

2. 혼자일하기

팀으로 하는 일이 확실히 적습니다. 사실 모여서 뭘 하는게 가장 비용이 많이 들거든요. AE는 시니어 1명, 주니어 1명의 2인1조, 제작은 카피랑 아트랑 페어제. 혼자 하는 일을 회사에서 늦게까지 남아서 할 필요가 없겠죠. 브레인스토밍식의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는건 거의 못본거 같아요. 선수들이 각자 숨어서 일하고 회의에서 패만 까는 방식. 게다가 다른 나라와 일을 하는 경우, 꼭 회사에 나와서 할 필요가 없거든요. 출장도 많고요. 

회식의 경우도 여름에 한번, 크리스마스때 한번 정도. 공식적인거 말고 사교활동은 알아서. 그래도 끈끈함이 부족하다고 느껴본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3. Scope of work (업무 범위)

광고주와 납품 내역(ex. CF 30초, 15초, 디지털 배너 3개식으로 구체적으로)을 결정한후 투입 인력에 대한 협의를 합니다. 계획을 세울때 야근과 주말근무를 전제로 계획을 짜진 않잖아요. 모든 일을 시작하기 전에 국장 20%, 차장 50%, 사원 50% 이런식으로 광고주의 싸인을 받습니다. 이것도 완벽하진 않지만 최소한 관리의 기준점은 제공하는거죠.

4. Project management 

야근은 계획이 어긋나서 발생하는 일종의 '사고'인셈입니다. 야근의 위협에 가장 노출된건 제작팀이죠. 저희 회사엔 project manager들이 있어서 제작팀의 업무량을 관리해 줍니다. AE가 한 제작팀만 계속 일을 주는걸 못하게 합니다. 

또 일손이 필요하면 바로 불러들일 수 있는 양질의 프리랜서가 업계에 많습니다. 밀려드는 일을 제한된 제작팀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아요. 프리랜서는 25%정도 돈을 더 받습니다. 광고주, 광고회사를 고를 수있어 프리랜서를 일부러 고수하는 제작들도 많아요.

결론

글로벌의 방식이 완벽하진 않습니다. 대충 시간만 때우는 사람도 분명 있습니다. 관리의 수월함 때문에 제작인력 사이의 능력차이를 무시하는건 우리 스스로 크리에이티브를 범용화(commoditizing)하는 거란 비판도 있죠. 뉴욕이나 런던에서도 잘 나가는 회사들은 분명히 일을 더 많이 해요. 중요한 피티나 시안 제시 이럴땐 야근, 주말근무도 합니다. 그러나 이걸 당연시 하지 않습니다. 비정상을 정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게 중요한거 같아요. 야근을 열정이나 찾는데가 많아서라고 미화하는 습관도 버려야 할 것 같습니다. 결국엔 야근을 하지 않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겠죠. 




남자 1의 생존기 04_차이 미분류

"TV광고로 한칼 하시는 분들이 디지털에 강의에 관심을 보여서 놀랐습니다." 몇해전 ㅈ기획 CD들이 참여한 사내 강의에서 들은 이야기 이다. 그때 깨달았다. 다른 CD들보다는 조금 먼저 디지털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나는 사실 한칼 하지 못했다. 실제로 CF를 기가막히게 만드는 CD들이 있다. CF라는 칼 한자루로 웬만한 문제들은 다 해결하는. 그만큼 칼을 잘 써서 이기도 하지만 뒤집어보면 CF이외에 다른 수단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종대사와 디지털 대행사는 명검과 Army Knife의 차이쯤 된다고 할 수 있다. 상대를 베는 일에는 검이 훨씬 우위에 있지만 와인을 따는 것 같은 소소한 문제는 아미 나이프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역량을 키우는 방법도 다른다. 종대사는 칼을 갈지만 디지털 대행사는 새로운 도구들을 장착한다. 브랜드가 해결해야할 문제가 낯설고 복잡해질수록 쓰임새가 다양한 도구를 먼저 짚게 마련이다. 



문제는 도구의 차이가 생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망치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못처럼 보인다. 문제는 못같은 문제가 있는가 하면 나사같은 문제도 있다는 점이다. 드라이버를 들고 있어야 문제를 나사로 규정할 수 있다. 해결한 수 없는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도구의 확장은 생각의 확장이기도 하다. 도구가 달라져야 문제를 규정하는 생각도, 해결하는 생각도 달라질 수 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나사를 망치로 박자면 못보다 힘이든다. 드라이버를 쓰면 문제를 해결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광고 시장에서 디지털의 강점은 현상적으로는 기존과는 다른 해결책이지만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비용 효율성이다. 단지 미디어 집행과정에서 타겟을 선별하는 효율성 뿐만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도 마찬가지이다. 십만명을 제주로 초대해서 이민호의 연인으로 하루를 보내게 하려면 수십억의 돈이 들겠지만 VR로 해결하면 비용도 줄일 수 있고 인원은 무한정 늘릴 수 있다. 지금도 중국과 동남아 어느나라의 이니스프리 매장에는 VR이 설치되어있다. 






남자 1의 생존기 03_아이디어 남자1

생각과 아이디어의 관계는 패스와 어시스트의 관계와 동일하다. 패스 중에 골로 연결되는 패스만을 어시스트라고 하듯, 수많은 생각 중에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을 아이디어라고 한다. 크리에이터(정확한 명칭은 아니지만 통용되므로)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 즉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이 역할은 광고회사의 형태나 시기에 따라 바뀌지 않을 것이다. 

 종대사이건 *디지털 대행사이건 크리에이터의 역할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본질적으로 같다. 브랜드가 당면한(혹은 당명하게 될)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시장을 살펴봐야 하고, 사람들의 날것의 욕망을 들여다봐야한다. 디지털 대행사에서 적응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간혹 묻는 사람들이 있다. 종대사에서 오래도록 일했는데 디지털 대행사로 옮기는 것이 쉽게 가능하냐고. 축구와 풋살 정도의 차이라고 이야기한다. 필드도 다르고, 규모도 다르며, 티켓값도 다르지만 축구선수가 풋살을 두려워 할 이유는 없다고. 

***

2017년에 '디지털 대행사'라는 이름은 적절하지 않아보인다. 
종합광고대행사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이다보니 only digital처럼 보인다. 
'포스트비쥬얼'이 슬로건으로 쓰고 있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시대의 광고회사.(Agency for Digital 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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