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08일
간판

한국의 간판 문화는 많은 사람들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나아지지 않습니다. 마포의 어느 곳을 지나가는데, 지은지 얼마 안 되는 오피스텔의 한쪽 벽면은 수십가지의 간판으로 뒤덮여 외장재로 뭘 썼는지 조차 알 수 없더군요. 서구 유럽까진 아니더라도 우린 언제쯤 최소한 일본 정도의 간결하고 보기 좋은 간판문화를 갖게 될까요?
그런데 우리 나라 자영업자 비율이 얼마인 줄 아십니까? 무려 30%입니다. IMF때 회사에서 짤린 분들이 다 닭집 차렸다는 말이 농담이 아닙니다. 자영업자 비율은 유럽이 5%대, 선진국 중 상대적으로 높은 일본도 15% 미만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자영업자의 70% 이상이 창업한지 5년이 되지 않습니다. 단골 고객도 없고, 경영 노하우도 없는 상황에서 간판은 그분들의 유일한 홍보 수단이고, 그 현란한 색깔과 무식한 굵은 글씨는 생존에 대한 절박함 때문이다라고 해도 지나친 과장은 아닐지 모릅니다.
자영업 러시는 대규모 실업 사태와 동전의 서로 다른 면입니다. 만약 간판이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갖는다면 (무질서한 간판은 공공의 불쾌감을 자아냅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자금 지원을 해서 개선해야 할 문제가 됩니다. 자영업자들의 수준 미달의 시민의식과 척박한 미적 감각만을 비판하기엔 사태의 본질을 살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by | 2009/06/08 14:32 | 남자2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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