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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고 자빠졌네...

지난 3월에 시작한 社內 영화제가 벌써 네번째 입니다. 한번에 4~5편씩을 소개했으니까 어느덧 스무편 가량입니다. 구입가능성이라는 커트라인을 넘어서는 영화들 중에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많은 사람이 보지는 못한 영화들을 위주로 선정하고 있는데... 오랜만에 영화도 다시 보고, 덕분에 공부도 좀 더 체계적으로 해보고 있습니다. 아래는 이번 영화제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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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영화제의 네번째 테마는 '코미디' 입니다. 한마디로 웃기는 이야기지요.
15초라는 짧은 시간 내에 어떻게 한번이라도 웃겨볼려고 머리를 쥐어짜야 하는 제작들에게
한시간 넘게, 줄기차게 웃겨야 하는 코미영화는 일종의 필드 메뉴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남을 웃긴다는게 어려워서인지 코미디에는 장르도 많고 다른 장르와의 융합도 많이 시도되었습니다.
그 흔적들은 'SF코미디'처럼 또 다양한 하위 장르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도 장르와 시대, 국가 등의 적절한 안배를 고려하였습니다.

슬랩스틱 코메디(Slapstick Comedy)

앞선 영화제 관련 글을 보셨다면 짐작하시겠지만 초기 영화는 소리가 없었기 때문에 웃길 수 있는 방법은 '엎어지고, 자빠지고' 식의 슬랩스틱 코미디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구나 무성영화시대의 초기에는 상영시간 1분 남짓의 원릴 영화였기에 짧은 시간에 폭소를 자아내는 다양한 테크닉이 쌓였고 채플린과 같은 천재를 만나 꽃을 피우게 됩니다.

1928년 유성영화가 도입된 이후 쇠퇴하기 시작했지만 무성영화를 고집하던 채플린이 있었기에 그 전성시대를 연장하게 됩니다. 영화제를 통해 소개하고자 하는 <위대한 독재자>는 무성영화 시대를 마무리하며 최초로 제작한 장편 유성영화입니다. 유성 이기는 하지만 아직 무성영화에 애착을 떨쳐버리지 않은 채플린의 향수와 새것에 대한 질투가 풍자의 형태로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비행기로 슐츠 장교를 구하는 장면, 한나와 함께 특전대와 싸우는 장면, 헝가리 무곡에 맞춰 과장된 이발하는 몸짓, 힌켈의 말도 안되는 독일어 연설장면, 나팔로니와 티격태격하는 장면 등 두고두고 기억될만한 슬랩스틱 코미디의 진수들이 영화를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웃기고 자빠집니다.

스크류볼 코메디 (Screwball Comedy) 

코미디를 보는 이유는 '이전'이라고 합니다. 폴오스터의 소설 <환상의 책>에서 가족을 잃은 짐머가 코메디 영화를 보다가 폭소를 터뜨리는 장면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스크류볼 코메디는 1930년대 유행하던 코미디 장르인데  위트있는 대사와 갈등을 결합시켜 한바탕 소란을 피운 후 해피엔딩으로 이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대공황을 겪은 직후임을 생각하면 왜 이런 장르가 발생했는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장르의 특징에서도 보았듯이 이 장르는 지금의 '시트콤'으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어느날 밤 생긴일>이 효시작이라고 하는데 저도 본적도 없고 구하기도 어려울 것 같고, 로맨틱 코미디와도 유사할 것 같아서 이번 장르는 패쓰!
 
블랙 코메디 (Black Comedy)

장르에 대해서는 굳이 설명히 필요 없겠지요. 아시다시피 사회 풍자적, 비판적인 요소가 담겨있는 코미디 입니다. 그 시대의 사회적인 모순을 꼬집으면서 웃음으로 승화시키거나, 부조리의 양상을 과장되게 그리면서 한낱 '웃음거리'로 전락시키는 방법등으로 '권위'를 무너뜨리고 또 다른 의미로 관심을 갖게하는 영화들입니다.

다른 장르는  대표작이라고 할만한 영화를 고르기 어려웠지만 블랙 코미디 만큼은 별 망설임 없이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로 선정했습니다. 장르의 특성을 그만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고 코미디가 갖춰야할 미덕으로서의 상상력도 풍부합니다.


로맨틱 코메디 (Romantic Comedy) 

맨날 비평가들한테 얻어터지고 영화 매니아들에게 천대받으면서도 창궐하는 것을 보면 역설적으로 관객이 영화에 원하는 것을 가장 충실하게 담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할 것 입니다. 하기야 '사랑이야기'와 '웃긴이야기'의 결합이니 인류가 생존하는 한 계속될 것입니다.

이 장르에서 한편을 선택하기란 곤란한 일입니다. 워낙에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을 뿐더러 대부분의 영화들이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아서 많은 분들이 보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고심끝에 시대적인 안배 (1970년대 작품)와 코미디를 이야기 하면서 우디 알렌을 빼놓는 것은 말이 안될 것 같아서 (물론 개인적인 선호도 작용하여 ^ ^) <애니 홀>로 선정하였습니다.

"결국, 우리는 다시 헤어져야 했죠
애니를 다시 만나서 기뻐요. 얼마나 멋진 여자였는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깨달았죠.

옛 농담이 생각나네요.
정신과 의사에게 말했어요. "형이 미쳤어요! 자기가 닭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의사가 말했죠. "그렇다면 형을 데려오지 그랬어요?"
그러자 동생이 다시 말했어요. "그러면 계란을 못 낳잖아요."

남녀관계도 그런 것 같아요.
비이성적이고, 광적이고, 부조리해요.
하지만 계속 사랑을 할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에겐 계란이 필요하니까요."

혹자는 이 이야기를 20세기 최고의 명대사라고 하지만 저는 아래 대사가 훨씬 기억에 남습니다. 

"자위가 대체 어떻다는 거야? 자신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하는거잖아."

어쨌든 이런 두가지 대사를 다 쓸 수 있는 사람이 우디알렌 말고 또 있을까요?
어쨌든 이런 두가지 대사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애니 홀>말고 또 있을까요?
 

SF 코미디 (Science Fiction Comedy)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코미디는 다른 장르와 결합한 다양한 하위 장르가 존재합니다. <The Brook>으로 시작 된 뮤지컬 코미디, 원초적인 저질 대사를 남발하는 화장실 코미디, 전쟁을 겪던 1940년대의 감상적인 분위기가 반영된 센티멘탈 코미디, 패러디 코미디, 마를린 먼로로 대표되는 에로티시즘을 섞은 섹스 코미디 등등... SF코미디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코미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영국식 유머를 담은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이 장르를 선택했습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긴 제목의 이영화는 제목만큼이나 긴 히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1978년 BBC의 라디오쇼로 빅 히트를 한 이후 같은 이름의 소설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국내에서 이 책을 살때 수건을 경품으로 주었는데 그 이유는...) 이후 TV 미니시리즈로, 연극과 게임으로 발전한 말그대로 원소스 멀티유즈 작품입니다. 영화가 처음 기획된것이 1982년이고 2005년에야 개봉했으니 23년이나 걸린 셈입니다. 쥐들로 부터 지구를 구해낸다는 황당하지만 절실한 줄거리 뿐만아니라  영국식 유머의 크기와 진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수작입니다.

주성치 코미디


이런 장르는 없습니다. 순전히 자의적인 브랜딩입니다만 상대적으로 유머가 빈곤한 동양 영화중에 줄기차게 코미디를 뿜어내고 있는 주성치는 이제 하나의 장르로 인정해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반환 이후 모두들 떠난 홍콩을 지키며 아직까지도 엄청난 열정으로 작품을 쏟아내고 있는 주성치 영화 중 그의 재기발랄함이 아직 다듬어지지 않아 오히려 더 유쾌한 <도성>을 선정했습니다.

아래는 주성치교 신도들이 이야기하는 주성치 영화를 재미있게 보는 방법입니다. 
 1. 고정관념을 버려라
 2. 패러디 영화의 참맛을 느껴라
 3. 주성치를 주목하라
 4. 조연들을 주목하라
 5. 소품을 주목하라
 6. 극중극을 주목하라
 7. 과장연기를 즐겨라
 8. NG장면에 보물이 있다
 9. 진지함에도 적응하라
 10. 그렇지만 진지함을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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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번개와피뢰침 | 2009/06/15 13:29 | 남자1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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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K at 2009/06/17 19:42
아...그러고보니...병태와 영자...까먹었군요...;;;
Commented by 결국은... at 2009/06/17 23:22
<병태와 영자> 대신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상영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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