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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혹은 '임재범' 현상 남자1

1044만. 나는 가수다에 참가한 가수 임재범이 부른 세곡(그나마 그중 한곡은 연습곡)의 동영상 조회 수이다. 나가수의 무편집본을 독점제공하는 '다음'의 조회수 이기 때문에 다른 싸이트에서의 노출이나 평균 14%를 기록한 공중파 시청률까지 계산에 넣는다면 거의 2000만에 다다른다. 더군다나 첫방송이 나간지 불과 3주밖에 되지않았고 현재 진행형임을 감안하다면 이는 하나의 사건이다. 

당연하게도 방송은 시대를 반영한다. '행동하는 양심'을 모토로 삼던 김대중 정부 시절 공익적 성격을 담은 <느낌표>가 있었다. '책책책'이라는 코너가 새로운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냈고 여기저기 기적의 도서관이 지어졌다. 참여정부 들어 무언가 따져보고 공부하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진 것도 무관하지 않다. <스폰지>가 그렇고 <비타민>, 심지어는 우리말과 방언에 관한 <말달리자>같은 프로그램 까지 있었다. (대중문화평론가 이영미)

현재는 누가뭐래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대이다. 여기에는 누군가 벼락 출세를 하는 신데렐라 탄생이라는 기본적인 인기요소를 갖추고 있다. <아메리칸 아이돌>이건 <슈퍼스타 K>,<위대한 탄생>이건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갖는 대중적 인기의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바로 '공정성'이다. 이는 두가지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공정한 경쟁 그리고 결과에 대한 승복. 김건모 재도전 사건은 대중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극명하게 드러낸 일종의 민란이다. 

여기까지는 이미 미디어를 통해 많이 이야기 된 부분이다. 제목이 "혹은 '임재범'현상"인 것은 임재범이라는 가수를 통해 드러난 대중의 요구는 조금 다른 차원의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 때문이다. 좀 생소하고 현학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

요즘 물리학계에서 가장 핫한 분야는 사회물리학이다. 연구실에서 현미경이나 들여다보고 있을 것 같았던 생물학이 세상으로 나와 사람들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 심지어는 왜 이런 식의 소비행태를 보이는지에 대해(<스펜트>제프리밀러)이야기 하면서 '사회'라는 단어를 획득했듯이  사회물리학도 마찬가지다. 먼 우주나 소립자들 들여다보는, 그래서 운전면허조차 없을 것 같은 물리학자들이 파동이론을 교통의 정체현상에 대입하기 시작하면서 세상으로 나온 셈이다.(복잡한 인도에서 보행자가 어떤 패턴으로 움직이게 되는지를 컴퓨터 시늉내기를 통해 시뮬레이션한 프로그램 http://www.trafficforum.org/somsstuff/pedapplets/Corridor.html)

사회물리학의 최근 관심분야는 당연하게도 인터넷이다. 현대 물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바리바시의 노작 <링크>에서 인터넷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폭넓게 나타는 현상을 복잡계 이론으로 설명한 이래로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부익부 빈익빈 현상(Rich Get Richer)'트위상의 팔로워 숫자를 설명할 수 있다. "연결선 수가 많는 노드들이 뒤늦게 들어온 노드들보다 훨씬 많은 링크를 붙잡게 된다"는 이 이론에 따르면 이미 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이외수 같은이들의 트위터가 왜 더 빠른 속도로 팔로워를 늘여가는지 나같은 후발 주자들은 왜 팔로워 숫자들이 빈곤한지 명쾌하게 설명이된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멱함수'이다. 

멱함수 라는 개념은 심리학에서 등장했다. 일정한 자극에 대한 반응이 지수 함수(거듭제곱 형식)를 띈다는 법칙이다. 위의 오른 쪽 표에서 보듯이  연결선이 많은 극소수의 허브와 연결선이 적은 다수의 노드로 이루어져있는 상태를 그래프로 나타내면 멱함수 분포를 나타낸다. 이러한 패턴은 여러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예를 들어 사회적 부의 분배형태도 멱함수를 따른다. 자산을 가로축으로 하고 인구수를 세로축으로 하면 오른쪽 그래프의 형태가 나타난다. 흠 이제 생물(통계)학으로 넘어가보자. 

자연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들은 대개 정규분포(Noraml distribution)형태를 띈다. 예를 들면 한국인의 평균신장은 172cm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표준편차 범위 내에 존재한다. 아무리 큰사람도 두배는 커녕 1.5배도 되지않는다. 그러나 부는 완전히 다르다. 몇백배 몇만배 차이가 나기도 한다. 

프로야구를 들여바보자.  프로야구 선수의 타율은 정규분포를 따른다. 평균 2할 7푼. 아무리 잘치는 선수도 4할을 넘지 않는다. 두배도 되지않는 셈이다. 그러나 연봉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프로야구 평균 연봉은 8704만원. 꽤 받는것 같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8천 내외의 연봉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다. 김동주 선수가 7억을 받는다. 거의 평균의 8배이다. 연봉하한선은 2,400만원이다. 역사를 되짚어보면 더 확연해진다. 프로야구 원년 최고연봉은 2,400만원 하한선은 600만원. 최저연봉은 4배 올랐지만 최고연봉은 거의 30배 폭등했다. 전형적인 빈익빈 부익부이다. 타율의 정규분포와 연봉의 멱함수. 여기에 나가수 현상의 한 요인이 있지 않을까?

두가지 이야기를 통합해보자. 대체로 자연에 존재하는 것들은 그 크기나 능력이 정규분포를 따른다. 그러나 이것이 만들어놓은 결과들, 즉 사회현상은 멱함수를 따르게된다. 경쟁이 격화되면 이 간극은 점점 더 벌어진다. 승자독식의 게임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이다. 주변을 보면 좀 더 쉽게 이해된다. 수백억 수천억 자산을 가진 사람이 평균보다 수백배 수천배 노력했을까? 그 능력이 수백배 수천배 뛰어났을까?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정말 자신의 능력만큼, 노력만큼의 보상일까? 실패했다고 하는사람들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않은 것일까? 

정규분포의 평균에 속하는 사람들은 결과의 평균치에 늘 미치지 못한다. 우리나라 일인당 평균소득 2만불, 환율료 계산하면 2400만원, 4인가족이면 9600만원. 가장이 9600만원은 벌어야 평균이라는데 과연 우리사회의 보통사람들이 그람큼 벌고 있을까? 이러한 현상은 당연히 멱함수의 우측끝에 자리잡은 사람들이 평균을 높여놓고 있기때문에 발생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안고살아간다.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놓은 일종의 원죄이다. 

나는 임재범 현상을 통해 그 박탈감들의 절규를 본다. 이렇게 실력있는 가수가 월수입 100만원으로 살아왔다는 데에서, 그가 차고 있는 헤드셋이 스폰지도 없고 몇년전에 나온 싸구려라는데에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동영상에 달린 댓글들은 어쩌면 지난세월을 부끄럼없이 살아 왔음에도 별다르게 이뤄놓은 것이 없어 보이는 스스로에 대한 위로가 아닐지. 내가 흘려야할 눈물을 그가 대신 흘리고 있고, 그래서 내눈물을 닦고 있는 것은 아닌지. 

'너를 위해' 이렇게 살아왔는데 이제 남은 것은 '빈잔' 뿐이라면 누가 나를 위로해주지? 오늘 저녁 임재범이 부를 노래는 '여러분'이다.  

여러분-윤복희

네가 만약 괴로울때면

내가 위로해줄께

네가 만약 음음음음 서러울때면

내가 눈물이 되리

어두운 험한 걸을때

내가내가내가 너의 등불이 되리

허전하고 쓸쓸할때 내가

너의 되리라

나는 너의 영원한 형제야

나는 너의 친구야 오오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여

나는나는나는나는 너의 기쁨이야


네가 만약 외로울때면

내가 친구가 될께

네가 만약 기쁠때면

내가 웃음이 되리

어두운 험한 걸을때

내가내가내가 너의 등불이 되리

허전하고 쓸쓸할때 내가

너의 되리라

나는 너의 영원한 형제야

나는 너의 친구야 오오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여

나는나는나는나는 너의 기쁨이야

나는 너의 영원한 형제야

나는 너의 친구야 오오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여

나는나는나는나는 너의 기쁨이야

나는 너의

만약 내가 외로울때면

누가 나를 위로해주지 


여 러 분




덧글

  • 번개와피뢰침 2011/05/23 10:51 # 답글

    남자2) 괴짜경제학(Freakonomics)의 저자들에 따르면, 사회구성원들도 시스템의 불편부당함을 알고 있지만 자신 또는 자신들의 자녀들이 큰떡을 쥐게 되는 쪽을 가정해서 굳이 고치려들지 않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연봉 2400만원짜리 프로야구 2군 선수도 언젠가 자신이 1군에 올라 FA 대박을 칠거라고 믿거나, 자기 아들이 1라운드에 지명되어 계약금 7억원을 받게 될 가능성 때문에 현실변화에 적극적이지 않다는거다. 신자유주의는 갖은자들에 의해 정교하게 기획(또는 왜곡)되고, 없는자들의 무지한 동조와 이기심으로 완성된다. 그렇지 않고, 이명박의 당선이나 박근혜의 차기1위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 번개와피뢰침 2011/05/23 18:29 # 답글

    남자1) 아래는 한겨레 신문 기사인데.. 어째 도입부 구성이..

    이쯤 되면 가히 신드롬이라고 할 만하다.
    불과 3주 전인 이달 1일 텔레비전에 모습이 드러나기 전까지만 해도 그는 ‘아는 사람만 아는’ 실력파 중견가수였지만 대중스타의 면모와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프로가수들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문화방송의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일요일 저녁 오후 5시20분 방영)에 출연 중인 가수 임재범(48) 열풍이 갈수록 뜨겁다. <너를 위해> <빈잔> <여러분> 등 ‘나가수’에서 선보인 그의 노래는 방송되자마자 잇따라 각종 음원차트 1위를 독차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가수의 무편집본 영상을 독점 제공하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임재범 노래 세 곡의 조회건수는 22일 밤 1천만 건을 돌파했다. 다른 포털사이트의 동영상과 ‘나가수’를 본 시청자까지 합치면 2천만 건 정도가 임재범의 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다.

  • ㅁㅁㅁ 2018/03/21 21:43 # 삭제 답글

    불평등은 자본주의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닙니다.

    경제현상을 통계물리학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학문이 있습니다.

    물리학자들은 파레토의 법칙을 컴퓨터시뮬레이션에 적용해보기로 했습니다.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공세계를 만든다음,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

    똑같은 투자 능력을 부여했습니다.


    처음에는 동일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비슷한 부(富)를 창출합니다.

    하지만, 순간적으로 우연히 부(富)를 조금 더 얻은 사람들이 등장하자,

    곧이어 사회 전체의 부가 순식간에 소수에게 쏠리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부의 규모에 따른 부자의 숫자들은 정확하게 복잡계 이론과

    네트워크 과학에 적용되는 멱함수 법칙을 따르게 됩니다.

    "부(富)가 적은 절대 다수의 사람"과 "부(富)를 차지한 극소수의 사람" 으로 나눠집니다.




    굳이 "돈"에 관련된 것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1. SNS 인맥의 분포의 분포는

    "인맥이 적은 절대 다수의 계정" 와 "엄청난 인맥을 가진 극소수의 계정" 으로 구성됩니다.


    2. 유튜브 동영상은

    "수천~수만 조회수를 가진 대다수의 동영상들" 과 "1억~10억 조회수를 찍은 극소수의 동영상들" 로 구성됩니다.


    3. 처음 도시에 인구가 많아지면, 일자리에 대한 기회가 많아지고 그래서 인구가 더 많아지고

    일자리의 기회가 더 생깁니다. 그리고 인구도 더 많아집니다.

    도시와 인구규모에 따른 함수도 멱함수를 따릅니다.

    즉, 소수의 거대한 메트로폴리스와 대다수의 시골 깡촌으로 구성됩니다.


    4. 수천명의 올림픽 선수들 중에서 금메달을 따는 선수들은 극소수입니다.


    5. 클래식 작곡가 100명이 있으면, 그 중 10명의 작곡가들이 모든 사람들이 듣는 곡의 절반을 창작해냅니다.

    그 10명이 만든 1000곡 중 30곡이 또 총 재생 횟수의 절반을 기록합니다.




    자본주의를 없앤다고 칩시다. 다른 어떠한 임의의 경제체제라고 칩시다.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선 일단 빵이든, 밀이든 생산을 해야 됩니다.

    인간은 뭐든 생산을 해야 되니까, 자동적으로 경쟁이 발생하고, 성과가 낮은 비율의 사람들에게는

    불균형하게 돌아가게 됩니다.



    유튜브 방송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방송할때마다 조회수 100만 이상 나오고, 구독자수가 100만명 이상인 유명한 유튜브 스트리머 A가 있습니다.

    그에 반해 조회수 1000명도 안 나오고, 구독자도 기껏해야 10명 내외인 스트리머 B가 있습니다.


    그러면 A유튜브 스트리머의 조회수가 너무 많으니까, 다른 스트리머 B에게 조회수를 나눠줘야 할까요?

    "100만이나 되는 조회수를 혼자서 해드시는데, 좀 나눠먹어야 되지 않나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어떤 방법을 쓰든 결국 이러한 멱급수적 현상을 네트워크(사회)에 자연스럽게 일어납니다.


    마르크스는 불평등이 자본주의 때문에 발생했다고 말하지만, 애초에 그러한 전제가 틀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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