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어떤 정보가 전파 되는가? 남자1

디지털 시대에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은 매스미디어 시대에 광고를 만들던 사람들이 굳이 하지않던(혹은 소홀히 하던) 고민을 하나 더 떠안고 있다. '이 콘텐츠를 사람들이 전파할까? ' 물론 경험을 통해 혹은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더 재미있는 혹은 더 임팩트 있는 콘텐츠가 더 널리 전파된다고. 문제는 '재미'나 '임팩트' 같은 용어들이 지극히 주관적이고 그 측정도 자의적이라 의미있는 가이드라인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마치 이런 대화 : "그게 재밌어?" "팀장님은 타겟이 아니라서 그래요. 요즘 애들은 엄청 재밌어해요") 그래서 마치 영구 미제 사건을 대하는 형사처럼 머리 한쪽에 늘 달고 다닌다. 덕분에 뜻밖의 책에서 실낱같은 단서를 발견했다. 



"개인들 사이의 선별적인(!) 정보전달". 사람들이 어떤 정보를 전달하는 지 선별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다면 (우리식 표현으로 치자면) 바이럴 되는 콘텐츠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학문적 영역에서 논의되는 내용이 현장에서 실무적인 작업의 직접적인 가이드라인이 되기는 어렵다. 실마리를 찾는다고 얽힌 실타래를 다 풀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어쨌든 얽힌 실타래를 푸는 시작은 실마리를 찾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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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학습'의 관점에서 보자면 인간은 자신의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되는 행위나 지식을 따라한다. 이는 크게 3가지 편향로 분류된다.  

1. 내용편향(Contents Bias) : 과거 조상들의 번식에 중요했던 정보를 더 작 학습한다. 

어떤 정보나 행위를 따라하고 기억할 지는 내용에 따라 다르다는 심리적 편향이다. 물론 그 내용은 생존과 번식에 유용한 내용이다. 몇가지 실험으로 증명되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여러 동물 사진과 함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 위험한 동물인지 아닌지에 대한 정보를 가장 오랫동안 기억한다거나 전염성 병권균을 옮길 수 있는 혐오물질에 대한 정보가 더 정확하게 전파된다는 등의 실험 결과이다. 

이런 심리적 편향을 현대적으로 적용해보면 누군가에게 벌어진 사적인 일을 전할 경우에도 자신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정보를 더 많이 전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는 번식의 잠재적 경쟁자뿐만아니라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유명인도 포함된다. 유명인은 훨씬더 명백한 상위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는 각자의 추론의 영역이다. 나는 먼저 장기하의 노래 '별 일 없이 산다.' 가 떠올랐다. 별일 없이 살고, 잘 산다는 말을 니가 들으면 불쾌하고 실망할 것이라는 이야기. 미담보다 훨씬 빠르게 전파되는 혐오의 가짜뉴스들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것이다. 혐오 뉴스가 당연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를 막고 정화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이고 강력해야한다. 

2. 모델-기반 편향(Model Based Bias) : 기량이 뛰어나거나, 성공했거나, 명망이 높은 사람을 더 잘 학습한다. 

타이틀의 부제로 언급된 사람들의 지식이나 신념이나 가치,관습을 더 잘 학습하게되는 심리적 편향이다. 하나의 가정으로 이를 설명하고 있다. 만약에 당신이 이제 첫 사냥에 나서야하는 풋내기라면 어떻게 하겠냐는. 당연히 이미 성공한 사냥꾼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다. 

누가 이미 성공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할까? 이 답도 간단하다. 주변 사람들이 떠받드는 명망있는 사람을 따라한다. 실제로 사람들을 모아놓고 실험을 했더니 가장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 사람을 따라하게되더라는. 수많은 다이어트 방법 중에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지는 그 방법을 소개는 하는 사람의 다이어트 성공여부이기 때문에 마른 사람을 내세울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화장품 광고를 꼭 예쁜 여자가 해야하냐는 문제제기와 함께 현재의 사회적 기준으로 미모가 뛰어나지 않은 모델들이 화장품 광고에 등장한 적이 있었다. 요즘도 드물게. 결과는... 누가 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면 같은 맥락에서... 기량이나 명망에 상관없이 등장하는 선정적인 모델들은 정보의 전파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않을 수도 있다. 

3. 빈도의존 편향(Frequency Dependent Bias) 정보가 차지하고 있는 빈도에 따라서 특정 정보를 더 잘 학습한다. 

어떤 정보가 개체군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빈도에 따라 학습의 정도가 달라지는 심리적 편향. 짜장면과 짬뽕의 예를 들고 있다. 어떤 사람이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의 확률이 그 개체군에서 짜장면 혹은 짬뽕을 선택하는 사람의 비율에 의존한다는 이야기. 80%정도의 사람들이 짜장면을 좋아하면 그 사람이 짜장면을 선택할 확률도 80%정도가 된다는. 이른바 동조conformity.

심지어 개체군의 빈도보다 더 높은 확률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한 개인이 살아온 집단을 떠나 새로운 집단으로 이주하는 경우다. 피지에서는 임신부들이 특정 생선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있는데 한국에서 이주한 여성이 임신했을 경우 금기시하는 문화를 따르는 현지인의 빈도보다 높은 확률도 기피하게 된다고. 

선명하게 떠오르는 사례가 있다. 댓글 공작. 특정 기사에 다수의 혐오성 댓글이 달리게 되면 동조하게 되거나 혹은 전파하는 경우를 
지금도 종종본다. 콘텐츠에 일정 빈도 이상으로 노출되면 나오는 반응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라던가 줄서 있는 음식점일수록 기다리는 사람이 더 많아지게 되는 경우도 흔하게 보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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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놓고 보니 쓰는 용어나 프레임이 다를 뿐 광고적 언어로 풀자면 너무 익숙한 개념들이다. 모델전략이나 Share of Voice 혹은 대세감 이라는 용어로 이야기되어왔던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개념들이 인류의 오랜 역사 혹은 진화의 과정에서 생성된 심리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새롭기는하다. 그 근저에는 보다 본질적인 자연선택에 의한 생존의 과정이 있었다는 점은 유념해둘만하다. 변하는 것을 분명하게 보려면 변하지 않는 것을 명확히 해야한다는 점에서... 

위내용의 대부분은 전중환의 저서 <진화한 마음>의 24장 '문화는 인간의 본성에서 유래한다' 에 기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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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에 쓰려다가 길어져서 블로그에 옮겼습니다.
아직도 번개와 피뢰침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교외에 마련해둔 주말 농장이나 전원주택처럼...
종종 들러서 글 남겨놓겠습니다. 



덧글

  • 아직도 오는 2019/04/17 13:58 # 삭제 답글

    아직도 와서 종종 보는 사람입니다~!
    페이스북에서도 비슷한 글을 쓰시는지 몰랐는데 한번 살펴봐야겠네요
  • 사람 2019/04/22 20:48 # 삭제 답글

    페이스북에서 쓰시는 글을 찾아보려했는데 없네요..
    알수 있을까요
  • 좋아요 2019/05/18 15:40 # 삭제 답글

    북마크해두고 종종 들르고 있어요ㅎ 좋은글 매번감사드리고 계속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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